금녀의 벽 깬다…아파트 분양소장도 ‘우먼파워’ _애그게임 카지노_krvip

금녀의 벽 깬다…아파트 분양소장도 ‘우먼파워’ _카지노 행운의 게임_krvip

아파트 모델하우스에서 분양상담을 하는 여성(상담사, 모델하우스 도우미)들은 많지만 분양업무를 책임지고 총괄하는 여성 분양소장은 그리 많지 않다. 분양소장은 계약률 스트레스는 기본이고 모델하우스가 개설될 때마다 집에 못가거나 밤 새우기를 밥 먹듯 해야 하고, 조직폭력배나 각종 이익단체와의 껄끄러운 일도 해결해야 해 건설업계에서 대표적인 금녀(禁女)의 영역중 하나로 인식돼 온 게 사실이다. 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런 분양소장직을 홍보효과를 노린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수년 동안 맡아온 베테랑 여성 소장들이 있어 화제다. 대주건설 나연희(53) 소장과 장희정(36) 소장, 그리고 대림산업 오춘근(46) 소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 이들은 남성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강한 추진력과 특유의 섬세함을 앞세워 분양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1999년 대주건설에 입사해 올해로 근무 9년째를 맞는 나연희 소장은 이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이화여대 경영학과 졸업후 순천 매산중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그는 대학원에서 실내디자인을 전공한 것을 계기로 대학의 겸임교수로 출강하면서 1993년에는 삼성건설(현 삼성물산)에 입사해 진주, 순천지역 모델하우스 소장을 맡았다. 99년 대주건설로 자리를 옮긴 후에는 전국 10여개 아파트 현장의 분양소장을 맡으며 맹위를 떨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회사가 선정한 '제1회 자랑스런 대주인상'을 수상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두 명의 대학생 아들을 둔 어머니이기도 한 나 소장은 "일반적으로 분양소장은 여자가 하기 힘들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오히려 대관업무나 홍보업무를 할 때는 도움이 되기도 했다"며 "여자의 섬세함과 부드러움도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올초 시흥시 미산동 대주 피오레의 분양소장을 맡았던 대주건설의 장희정 소장도 사내 우먼파워로 꼽힌다. 2002년부터 분양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안양 석수동, 인천 마천동 등 7개 현장을 요리했다. 일찍 결혼한 게 후회된다는 장소장은 불규칙한 생활 때문에 4살짜리 딸은 서울 친정 어머니에게, 갓 돌 지난 둘째 아들은 전남 강진의 시댁에 맡기며 '이산가족'이 됐다. 장 소장은 "분양소장을 하며 불법 분양권 전매자나 떴다방, 조폭이나 이익단체들을 관리하는 게 가장 힘들다"며 "하지만 막상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성공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림산업의 오춘근 차장은 보수적인 회사 분위기 속에서 단연 돋보이는 '여걸'이다. 2002년 강남구 청담 e편한세상 아파트를 통해 분양소장과 인연을 맺은 오 차장은 5년간 산본 2차, 방배 아크로타워, 잠실 주공1단지 등 내로라하는 대림아파트 분양을 책임졌다. 오 차장은 고객을 대할 때는 한없이 부드럽지만 분양대행사나 부하 직원들에게는 철두철미해 '모델하우스내 군기반장'으로 통한다. 분양성이 좋지 않은 아파트도 실패한 적이 거의 없다. 결혼도 포기하고 일이 좋아서 일만 했다는 오 차장은 7일 태국으로 25년 근속 휴가를 떠나는 길에 "같이 갈 서방이 없어서 여자 후배와 휴가를 가게 됐다"며 "그래도 분양소장을 천직으로 알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호탕하게 웃었다.